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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사는 묵묵히 밀봉된 서신을 뜯어 읽기 시작했다. 읽어가는 덧글 0 | 조회 902 | 2021-05-11 18:05:02
최동민  
청년문사는 묵묵히 밀봉된 서신을 뜯어 읽기 시작했다. 읽어가는 동안 그의 옷자락이 바람도 없는데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상당한 심적 동요를 일으킨 것이었다.‘안돼. 이래서는 안돼.’노팔룡의 병(?)이 도졌다.이윽고 바지가 흘러내리고 그녀의 눈 앞에 어떤 물체가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진한 공포의 빛이 어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를 유린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파괴의 힘, 그 상징이었다.일행은 침묵에 잠겼다. 나름대로 바삐 이 괴이한 장원과 당립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모양이었다.막비.만의 하나, 그들 두 사람이 금륜맹의 첩자라도 된다면?그것은 실로 끔찍한 일이었다. 중원연합맹은 결성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극심한 혼란과 자체 붕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그녀는 비로소 노팔룡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자대를 일검에 도륙내고 사라졌던 노팔룡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문득 백선결은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천하의 재녀 도운하가 서동이라니? 그러나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는 또 다시 쓰러졌다. 그것은 하여령과 도운하가 너무 세게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한 노팔룡은 그만 두 미녀를 감당하지 못하고 뒤로 벌렁 쓰러져 버리고 만 것이다.노팔룡은 다시 성큼성큼 앞장서고 있었다. 하여령은 뒤에서 그를 쏘아보았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가슴이 타는 느낌이었다.독고완은 수하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지금 그의 앞에는 천혼당주 여륵륵이 잔뜩 긴장한 채 일일이 보고하고 있었다.“호호호!”노팔룡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 그렇습니다요. 갑자기 그만 두는 바람에.”어쨌든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하여령은 주변을 면밀히 살펴 보았다. 무정랑자 일점홍이란 별호는 장난으로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주변 정세를 판단했다.“자, 이제 우리 진지하게 이야기해 봅시다.”“자, 이제 가자구. 백선결인가 뭔가 하는 아이가 몹시 기다릴 테니 말이야.”“누이!”
그런데.쭈그렁 바가지가 저러할까? 온통 나무껍질같은 피부를 가진 노인이 장작개비처럼 마른 몸에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이것을 보시오.”노팔룡은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그러니 잠이 스르르 온다.“가짜?”그러나 일편 그의 양심은 발을 묶어 두고 있었다.“바로 그렇소. 이 몸이 바로 우담화 옥가영이오.”백선결은 어이가 없었다.‘정말 맹주께서 바로 이 여인의 아들이란 말인가?’검식은 현란하게 전개되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막비가 보기에는 시시하기 이를데 없는 검법이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으며 패왕검으로 일패의 독패군림식(獨覇君臨式)이란 절정마검을 펼쳤다.그의 눈이 번뜩 빛났다. 하여령의 풀어 헤쳐진 가슴 속에는 한 장의 젖가리개가 동여 매어져 있었던 것이다.“!”무엇인가 폭발할 듯한 긴장감이 장내를 짓눌렀다. 과연 어떤 무시무시하고 풍운변색할 일이 일어날 것인가.백선결은 흠칫했다.이때였다.노인이 기가 막혀 역 팔자(八字)의 빗자루 눈썹을 치키는데,“전 죽어도 오늘밤 안에 사부님이 전수해 주신 진우주 천상천하 유아독존검법(震宇宙 天上天下 唯我獨尊劍法)의 진수를 깨닫고야 말겠습니다!”진우주 뭐라는 검법인가? 기절초풍할 정도로 거창하고 긴 이름인데! 노인은 한 방 얻어맞은 듯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으며 비틀거리고 있 었다.그러나 어찌하랴.“보면 모르오? 상처에 약을 바르려는 거요.”‘노팔룡이라.’그는 미녀를 내려다 보며 무심히 입술을 달싹였다.하여령은 눈쌀을 찌푸렸다.그녀가 혼자서 자신 없는(?) 상념에 잠겨 있을 때.그런데 노팔룡은 그를 천하제일고수 뇌진자라 굳게 믿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런대로 거짓말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노팔룡은 차츰 노인에게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비틀비틀“아니 왜 진작 뇌령일식을 쓰지 않았죠?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이에요.”노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싫어!”백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러나 그는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함구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설사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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